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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 - 김선경 리뷰 - 책

마흔을 넘은 저자가 그동안 살면서 느꼈던 것들을 토대로 담담하게 인생에 대한 생각 40가지를 펼쳐놓는다. 그냥 이런 책은 가끔 스스로 위로받고 싶을 때, 혹은 내 생각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을 때 읽곤 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지금도 이 책을 읽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긴 했다) 사실 그 책에서 읽은 내용의 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책을 읽던 그 순간, 그 때 조금 흐트러지던 마음을 위로받은 것만으로 책을 읽은 가치는 충분하다.

책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아서 이런 얘기를 쓰는 게 절대 아니다.....

ㅋㅋㅋ 이틀만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내용도 좋고 조곤조곤 옆에서 이야기하듯 조언해주는 느낌이 좋았던 책이다.

부러진 화살 리뷰 - 영화

워낙 이슈화되고 있는 영화라, 뭐 리뷰를 쓰기도 좀 그렇다.

나도 처음 영화를 보고 나서, 즉 사실 부분에 대해 별로 알고 있는 것이 없을 때는 영화에서 의도한 대로 사법부에 대한 분노만 한가득 안고 영화관을 나왔다. 특히 문성근 씨가 연기한 판사는 정말 분노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캐릭터. 게다가 무지하게 연기 잘하신다 ㅋㅋㅋ

하지만 오직 사법부에 분노만 할 만한 사건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니, 사법부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그것도 꽤 크지만) 교수 측에서도 분명 잘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금 힘이 딸린다고 할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사법부에 비판의 칼을 들이댈 사건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느낌. 

그렇지만 그런걸 떠나서 사법부에 분명히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단지 사법부뿐일까? 난 솔직히 영화를 보면서 '저 판사 정말 나쁜새끼네!'보다는 우리 사회 일반 소시민들이 매일 먹고살기 위해 출근하는 회사의 흔한 상사들을 연상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많은 조직들이 여전히 권위주의, 학연/지연, 관료주의, 닫힌 마인드로 경직되고 진짜로 추구해야 할 목적을 상실한 채 떠다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이 영화로 인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영화들이 이슈화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그냥 조금 안타깝다. 분노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런 생각이 더 드는 영화였다.

로우(ROWE - Results-Only Work Environment) - 캘리 레슬러 & 조디 톰프슨 리뷰 - 책

업무 성과를 측정할 때 '시간', '근태'같은 것들을 보지 말고 '결과'만으로 측정하고 평가하라는 기본 마음가짐을 주입시키려는 일종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방향에 매우 동의하는 편이지만, 당연히 우리나라에 도입하기에는 굉장히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뭐 미국에서도 전파하기 힘들다고 책 안에서 계속 얘기하고 있으니(6시면 칼퇴하는 게 당연하다는 그 문화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말 다 한 셈.

하지만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책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사용자보다는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직장에서 '사람'을 대하는 기본 자세에 대해서, 도전적이지만 옳은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무엇이냐 하면, 바로 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관리'하고 '감시'해야 일을 마지못해 하는 어린아이같은 존재가 아니라, '자율'과 '책임'을 주면 자신의 능력을 훨씬 더 많이 발휘하면서 개인적인 삶과 일의 밸런스도 맞추고 훨씬 행복하게 살아나가는 성숙한 존재라는 것이다. 바로 이 근본적인 노동자에 대한 시각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하는 것이다.

세상에 100%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이런 제도도 분명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얼마나 오래 자리에 앉아 있느냐', '얼마나 일찍 나오느냐', '얼마나 늦게 들어가느냐' 등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시스템보다는 오직 결과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모든 시간 인자는 제외하는 ROWE와 같은 시스템이 좀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런 시스템이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것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하지만, 변화의 작은 조짐이라도 내 주변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꼭 이런 형태가 아니어도 좋다. 다만, 부조리한 요소들을 끊임없이 지워나가려는 노력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나부터 그냥 시스템에 녹아들어 남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똑같은 판단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그랑프리 스토리 리뷰 - 게임

작년 이맘때쯤 카이로소프트의 게임 데브 스토리를 플레이했다. 중독성이 무지막지했고 한 3일 정도는 거기 빠져서 살았던 것 같다.
카이로 소프트는 이번에야 알았지만, '...스토리'로 끝나는 스마트폰용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드는 회사였다. 이 둘 말고도 포켓 리그 스토리라는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에도..머시기 하는 스토리와 핫 스프링..하는 온천 시뮬레이션, 벤쳐 시뮬레이션 게임도 있더라. 일본 회사라 그런지 몇몇 게임은 왜색이 짙긴 하다.

오랜만에 잠깐이지만 미친듯이 빠져서 한 게임이었다. 간단하게 이 게임의 중독성을 일으키는 요소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시작이 단순하고 점점 즐길거리가 많아진다. 처음부터 별로 어려운 요구를 하지 않는다. 처음에 시작하면 바로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다. 맨땅에서 시작하지 않도록 시작하면 몇몇 스태프들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초반에는 모든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풀어놓지 않고 몇몇 제한을 가지고 시작해서 유저가 핵심 기능에 집중해서 학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물론 이 기능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풀리는 것도 있고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풀리는 것도 있다. 어쨌든, Learning Curve가 완만한 편이다.

2. 피드백이 확실하다. 이 부분이 높은 중독성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게임 데브 스토리도 그랬고 그랑프리 스토리도 마찬가지로 내가 뭔가를 실행하고 나면 그 효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랑프리 스토리에서는 업그레이드라든지 드라이버, 스태프들의 능력치 상승이라든지 새로운 리서치라든지 이런 것들을 하고 나서 바로 다음 경기에서 그 효과를 확인해볼 수 있는 구조이다. 그리고 언락할 요소와 업그레이드할 요소들이 꽤 많은 편이면서도 모든것을 한꺼번에 하기는 힘들도록 자원과의 밸런스를 잘 맞춰놓아서, 하나 업그레이드해보고 한 번 확인해보고, 또 하나 업그레이드해보고 한 번 확인해보고 하는 형태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처음에는 꼴등만 하던 대회에서도 점점 순위가 올라가고, 1등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재미가 굉장하다.

3. 대회를 보는 재미가 있다. 이거, 사실 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기껏해야 오오라 써주는 정도). 그냥 중계를 보는 것 뿐인데, FM에서 축구 경기 보는 것같이 재미있다. 내가 준비한 것이 효과가 있을지 확인하는 과정이어서인지, 대회 중계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이것 말고도 '경쟁'식이 아닌 '성장'식의 게임 스타일, 캐주얼하면서도 파고들 여지를 만들어 놓은 게임 디자인 등 여러 매력적인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존재하는 재미있는 게임이다. 한 2~3일 정도(길면 일주일 정도?) 틈틈이 시간날 때 빠져서 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라 게임에 빠졌다가 나오기에도 딱 적당한 사이즈다. 오랜만에 강추하는 게임.

문서의 겉모습도 중요하다 생각 - 기획

여러 문서를 작성하다 보면 가끔 '본질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반발심이 한 번씩 튀어나올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기획서를 쓰거나 보고서를 쓸 때 내용은 보지 않고 줄맞춤이 틀린 것이나 오타를 지적당할 때 같은 것 말이다. '그럴 수도 있지, 그게 뭐가 중요해?'라는 생각을, 조직 생활이라는 걸 한 지 몇 년이 된 지금에도 가끔씩 하곤 한다.

하지만 사람이 그렇게 이성적인 존재가 아닌 관계로 아무래도 눈에 거슬리는 겉모습이 보이면 그 이미지가 깎이게 마련이다.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기본적인 맞춤법이 틀려버리면 그 문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그렇게 판단한 사람에 대해 뭐라 할 문제는 아닌 것이다.

특히나 외부와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문서에서는 좀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작은 부분에서도 상대방은 자신도 모르게 우리를 평가하게 된다. '내용이 좋으면 됐지 겉모습에만 신경쓰다니, 참 답답하다'라고 생각해봤자, 어찌 보면 겉모습으로 어느 정도 대상을 판단하는 인간의 본성과도 같은 부분을 바꾸기도 힘든 노릇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문서가 담고 있는 내용이다. 아무리 겉모습이 휘황찬란하더라도 속이 비어 있으면 아무런 쓸모 없는 문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겉모습을 무시한 문서도 기본적으로 그 문서를 볼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내용의 빈약함을 채우기 위해 겉모습에 힘을 주는 것은 배제해야 할 것이지만, 깔끔하고 통일된 느낌을 주는 문서의 겉모습을 만드는 것은 분명히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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